갓구글에 "국비"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자동 완성(?) 기능에 "쓰레기"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부정적인 단어들이 많은데 오늘 간단하게 이 얘기를 좀 해보고 싶어서 카테고리까지 만들었다.
일단 결론부터 얘기해보자면 국비지원은 쓰레기가 맞다! 솔직히 까놓고 얘기해보자, 우리나라 속담 중 '싼 게 비지떡'이라는 속담이 있다. 싸면 쌀 수록 제 값을 못한다는 얘긴데.. 이게 나라에서 운영하는 국비라고 비껴나갈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이다. 무료는 무료답다. 딱 그 정도.. 물론 국가에서 학원에 돈을 주긴 하지만 그래도 수강생 입장에서는 '무료'다. 그러니 절대 질 좋은 '유료' 학원들과 비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간혹 가다 좋은 '무료' 학원도 많다. 예를 들면 싸피, 42서울 등등... 하지만 얘네들은 질 좋은 무료답게 끼리끼리 법칙으로 인해 질 좋은 수강생(이하 학생)들을 원한다. 반면에 국비는 그냥 내일 배움 카드(이하 내배카)만 발급되면 지천에 깔린 학원 중 아무 곳이나 등록하면 거의 90%의 높은 확률로 다닐 수 있다.(나머지 10%는 면접에서 떨어질 수 있다.)
약간 잔인한 말일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현실이다. 국비 다녀서 그래도 IT 공부했으니 네카라쿠배당토?? 얼토당토않는 말이다. 그래도 국비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취업'일 것이다. IT 계열은 그래도 그나마 다른 직종보다는 비전공자가 진입하기 쉽고, 취업은 잘 되는 편이니 일단 네카라쿠어쩌고는 집어치우고 '취업'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자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쓰레기 중에서 그래도 덜 쓰레기인 곳을 찾아보는 팁을 몇 가지 알아보자.
1. 인터넷 믿지 말기
내가 국비 학원을 알아봤을 때 지금 생각하면 어이없지만 '지식인'에 서울에 있는 좋은 학원을 물어봤던 적이 있다. 학원 관계자 놈들도 먹고 살려는지 매크로 같은 걸 걸어 놓은 것 같은데.. 엄청나게 긴 학원 자랑과 본인 PR을 한 답변이 5분도 채 안돼서 8개 정도 달렸던 기억이 있다. 커뮤니티에서 직접 다녀본 사람들의 말은 어느 정도 신뢰가 되겠지만 이런 홍보가 가득한 곳에 적힌 글들은 절대로 믿지 말길 바란다.
2. 귀찮겠지만 발품 팔기
월세 집을 구하거나, 전셋집을 구하거나, 매매를 하거나 어쩌고 저쩌고 하여튼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발품'이 최고다. 학원 역시 그렇다. 인터넷 상담으로는 한계가 있다. 꼭 학원 한 군데서만 상담하지 말고 여러 후보군을 골라 이곳저곳 상담을 다녀보길 바란다. 상담을 다니면 다녀볼수록 '아 저거 개구라'라고 판별할 수 있는 안목이 길러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2-1. 질문 많이 하기
상담 가서 '네..네...네..네..' 네봇할 거면 가지 마라. 상담의 목적은 학원을 "파악"하려고 가는 거지 자랑을 들으러 간 것이 아니다. 소심한 성격이고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라면 그냥 핸드폰에 질문할 것들을 미리 생각 놓고 '질문하려는데 핸드폰에 필기 좀 할게요.'라면서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켜서 질문하면 된다. 페이스에 휘말리면 네네만 하게 되니까 절대 절대 쫄지말자.
상담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상담사나 학생이나 집중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니 짧고 굵게 상담을 하는 게 좋으니 진짜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질문 몇 가지를 알아보자. 엄청나게 주관적이므로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들을 꼭 추가하기 바란다.
- 이번 연도 수업은 몇 번 열렸고, 그 수업마다 취업률이 몇 퍼센트인가요?
- 그 취업률에 IT 계열 외 타 계열에 취업한 사람도 포함인가요? 포함이라면 IT 계열로만 취업한 사람은 몇 명정도?
- 제가 들어갈 수업의 강사 이름은? 또 강사가 수시로 바뀔 수 있나요? 전임 강사는 몇 명인가요?
- 수료생들 포트폴리오 보여주세요
- 프로젝트는 몇 회 진행하나요? 프로젝트 진행 방식은 어떤가요. 강사마다 다르면 제가 들어갈 회차 강사님의 전회차 수료생들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나요?
- 수업을 못 따라가면 못 따라가는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있나요?
- 학원 연계 기업 리스트 보여주시고 최근까지도 연계가 잘 되고 있나요?
당장 생각나는 건 이 정도밖에 없다. 대부분 취업과 관련된 질문이다. 강사의 강의력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수업이해도가 높을 것이고, 취업에 중요한 프로젝트의 완성률이 높을 수록 취업이 잘될 것이고, 연계 기업이 많을수록 그나마 괜찮은 회사들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강사, 프로젝트, 연계 기업에 초점을 맞춰 질문 리스트를 작성했다.
강사 같은 경우는 학생들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내가 가서 잘하면 되지 뭐..' 이런 생각으로 강사를 뒷전으로 놓는 학생들도 많다. 물론 저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정말 좋은 생각인데 생각보다 강사의 영향은 크다. 내가 다녔던 학원에서 옆 반은 강사가 3번이나 교체될 정도로 어수선했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가 잘 될 리가 없다. 그러니 꼭 전임 강사가 있는지, 내가 들어갈 수업의 강사가 시간 강사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시간 강사라면 아무래도 전임 강사보다 열정이 적고 수업 질에 대한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 그러니 전임 강사가 있는 학원이 그나마 덜 쓰레기일 확률이 높다.
학원 연계 기업은 인터넷에 보면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근데 나 같은 경우는 연계 기업이 꽤 도움이 됐다. 그리고 연계로 취업이 됐다. 연계 기업들 중 10에 9는 쓰레기 맞다. 근데 1 정도는 괜찮은 기업들이 있던 거로 기억한다. 그리고 이런저런 기업 이름들을 보고 그 기업에 관해 검색을 해보면 나름 본인의 취업 기준을 세울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기업들의 평균 임금, 복지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이 생긴다. 그러니 연계 기업의 질이 좋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럴 일은 별로 없으므로 연계 기업이 많고 교류가 활발한 학원을 선택하는 게 그나마 낫다. 본인의 스펙이나 실력이 너무 뛰어나게 좋은 게 아닌 이상 솔직히 거기서 거기인 회사들에 취업이 되고, 그리고 비전공 국비 수료생의 서류 통과 또한 그렇게 쉽진 않다. 그러니 본인의 스펙이 좋거나, 실력이 좋은게 아닌 이상 연계 기업 또한 중요하게 봐야 할 순위에 넣어야 된다고 본다.
3. 상담사의 회유
학원에 상담을 다니다 보면 수업이 개강하기 전에 학원에서 '유료'인 과목(대부분 프로그래밍 언어)을 들으라 권한다. 이유는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이윤데.. 솔직히 나는 저 회유에 넘어가 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저런 학원에서 진행하는 유료 수업은 인터넷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생활코딩이나 인프런에서 수강할 수 있는 수업과 별 다를 게 없다. 상담사로 인해 유료 수업을 학생이 듣게 되면 상담사에게 떨어지는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죽어라 회유한다. 그러니 '비전공자'란 이유로 회유를 시전 한다면 가뿐히 무시하시길 바란다.
4. 왕복 거리
체력적이 쓰레기인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나도 그렇다..^^). 학원이 대부분 직장인들의 출퇴근 시간이랑 겹치기 때문에 지옥철을 경험할 수 있다. 학원까지의 거리가 멀면 힘듦은 배가 되는 법... 학원을 다니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원이 끝난 후 복습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의 체력을 고려하여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물론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 비대면으로 수업해서 거리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시켜도 무방하다.
5. HRD 수강 후기
잡플래닛에서 기업 리뷰를 살펴볼 때 사람들은 말한다. '장점은 믿지 말고 단점만 봐라.' 이 얘기를 HRD 수강 후기에도 적용했으면 한다. 학원을 다닐 때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고, 상황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불편하지만 수강 후기에 티를 안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불편함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불편한 것들을 수강 후기에 다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니 대충 쓴 한 줄의 후기(예를 들면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같은) 보다는 단점 위주로 적힌 후기를 좀 더 신뢰하는 게 더 좋다.
이렇게 다섯 가지 팁을 적었는데 팁만 있어서야 되겠나. 서울 기준으로 일단 제일 유명한 IT 국비 학원은 총 3곳이다.
- KH
- 쌍용
- 비트
이 세 곳의 경우 지방에 있는 사람들도 고시원을 구해서 들어가는 편이니... 그래도 그나마 덜 쓰레기일 확률이 높겠지만 또 지점에 따라서, 강사에 따라서 다르므로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참고로 나는 이 세 곳 중 한 곳을 수료했는데... 음 학원보다는 강사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럼 모두 좋은 강사와 학원을 만나길 바란다. 끝!